치즈의 격세지감 - 우리나라 치즈 유행의 역사 맛있는 이야기

저는 치즈를 정말, 너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ㅂ'
제가 치즈를 좋아했던 시점은 너무나도 먼 옛날인 29여년전부터..
이유식을 떼고 밥을 먹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치즈광이었습니다.
치즈, 빵, 우유 등을 주식으로 먹어서 인지 키가 잘 자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ㅅ'
저희 집은 전혀 서양식 식단 위주의 집이 아니었고, 심지어 할머니께서 가정일을 도맡아 해주셨기 때문에
어린아기에게 치즈, 빵, 우유 위주로 음식을 먹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제 전생의 기억이 한국음식을 강하게 거부했는지 한국음식은 전혀 먹으려 하지 않고
양키음식만을 죽도록 찾았다고 합니다. 매운음식도 더불어 전혀 먹지 못했었죠 ;

당시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치즈의 종류는 서울우유 체다 슬라이스 치즈로 대변되는 우리나라식 노란네모난 치즈.
또한 이 시기에, 간혹 집집마다 미국사는 친척이 가져다 준 덩어리 치즈를 보유하고 있는 집들이 있었죠.
덩어리 치즈 하나 받으면 아껴아껴 조금씩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치즈를 슬라이스로 잘라 치즈구이를 해먹어도 맛있었던.. 츄릅..ㅡㅠㅡ


이렇게, 1980년대 초반에 대한민국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치즈의 종류는
슬라이드 치즈와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덩어리 치즈였습니다.

1990년대 초반,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르고 어느새 우리나라에 '피자'라는 음식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피자 위에 올려져 있는 이 쫀득쫀득 늘어나는 해괴한 치즈는 무엇이냐?
네, '피자치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고 중간에 '모짜렐라 치즈'라고 불려지기도 했으며
향후 모짜렐라 치즈 중에 '생모짜렐라 치즈'가 알려지고 하면서 다시 피자치즈로만 불려지는 비운의 치즈가 되었죠. 'ㅅ';
요즘에는 모짜렐라 치즈 하면 이탈리안 샐러드 위에 자주 올려지는 완전 하얀 생 모짜렐라 치즈로 많이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치즈가루'라는 이름이 붙은(?) 파마산 치즈도 함께 유행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피자집에 가서 당당하게 요구하는 서비스 메뉴가 되어버렸습니다만 ㅎㅎ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과 이민 등이 활발해지면서 유럽과 미국 문물이 더욱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서양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그렇게 빨리 사라진 것은 아니었죠.
이미 해외에는 수백가지의 치즈 종류가 존재했지만 하나씩하나씩 조심스레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 대중적 히트를 친 것이 2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임실치즈!
빵에 발라먹는 달콤한 크림치즈는 딸기맛부터 대중적 히트를 치면서 마트에서 보급되기 시작했고
유제품 시장에서 치즈류가 가지게 되는 포션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문적인 치즈를 만든다!'라는 컨셉으로
임실치즈가 주부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임실치즈는 임실피자 체인을 함께 운영하면서 빠르게 홍보를 해나가기 시작했죠.
특이했던 점은 음식에 곁들여 먹지 않고 '그냥 먹는 간식용 치즈'라고 포지셔닝을 해서
조그만 조각조각을 포장해서 케이스에 넣어파는 방식을 처음 선보였던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 대량으로 유통된게 아닌데 방문판매(?)인지 주부님들 판매망을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한 임실치즈는 근래에도
퀄리티 높은 치즈로 각광받으며 잘 팔리고 있습니다 ㅎㅎ

1990년대 후반에는 그야말로 이러저러한 치즈들이 알려지고,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짜먹는 치즈, 밥에 비벼먹는 치즈 등 다양한 치즈들이 상품화되었고 주로 아이들 대상으로 마케팅이 되었었죠.
앙팡류 같은 고급슬라이드 치즈류들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구요.
한편으로는 와인 붐을 타고 와인과 곁들여 먹는 다양한 조각치즈들이 유행을 하는가 싶었지만,
와인 붐 자체가 대한민국의 일상을 파고들기에는 모자란 면이 있었기에,
'가끔 먹는 음식' 정도의 포지셔닝이 되어버렸습니다. 'ㅅ';
가격이 비싸고 양이 적으면, 아무래도 자주 먹기엔 부담이 되요 ㅠㅠ

2000년대 초반을 휩쓴 '퐁듀'치즈. 유럽배낭여행이 대중화되면서 국내에 빠르게 알려지기 시작한 퐁듀라는 음식.
처음보는 방식으로 먹는 특이한 스위스 음식에 대중들은 반응을 보였고 2-3년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그라 들었습니다.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가격대비 양이 너무 적은데다 우리나라 입맛에 크게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랄까요?
정통 퐁듀치즈는 양말냄새, 맥주냄새같은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다, 우리나라 입맛에 개량된 퐁듀치즈는 '정통이아니다!'라는
질타를 받아야 했으니까요 ;ㅅ;
호기심에 너도나도 먹어봤는데, 먹어보니 별로더라,라는 시나리오였달까요..
치즈매니아인 저에게도 그닥 어필하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퐁듀, 초콜릿 퐁듀만이 살아남은 느낌.

2010년 최근까지 대중화되는 대표적인 치즈는 바로 '까망베르 치즈'.
치즈케익을 등에 업고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도넛류나 여러 베이커리 류에도 종종 등장하고 있죠.
치즈케익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면서도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원래는 와인과 곁들여먹는 치즈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그 자체로 상품성이 별로 없자 베이커리류에 침투해서 빛을 본 케이스라고 봅니다.


그 밖에, 특정음식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치즈들..
블루치즈 - 패밀리레스토랑에 갔을 때 샐러드 드레싱으로 만나볼 수 있음
고르곤졸라치즈 -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을 때 파스타나 피자의 재료로 만나볼 수 있음

헥 포스팅이 길었네요 'ㅅ'
한번쯤 꼭 정리해보고 싶었던 포스팅 주제라 도전했고, 해냈습니다 !! 우왕!

<+> 제가 모든 역사의 산증인은 아닙니다 ;ㅁ;
      누락된 역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ㅁ;;;;;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었을 수 있습니다 'ㅅ';;;;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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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화호 2010/10/07 14:21 #

    이제 EU와의 FTA 체결로 치즈값은 좀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치즈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곧은머리결 2010/10/07 17:12 #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_+
    하지만 중국의 근대화 덕분에 전세계적 유제품 가격인상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
    우유가격 오른거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
  • LVP 2010/10/07 14:54 #

    그러고보니, 80년대 후반이였던가...90년대 초반이였던가...로젠하임 치즈가 한창 유행했었는데, 판촉용으로 (그당시에 대부분 그랬듯이 캐리커쳐로 그려진) 책받침을 받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거기서 본 구절 중 아직도 기억이 나는 건 '치즈비빔밥'이였지요 'ㅅ';;;;

    ※예전 참치통조림 광고에서 참치김치찌개가 나온 거랑 자꾸 오버랩되더군요 'ㅅ';;;
  • 곧은머리결 2010/10/07 17:13 #

    치즈비빔밥 ㅋㅋ 맛있겠는데요
    저도 밥에 비벼먹는 치즈 가끔 사서 슥슥 비벼 먹어요 ㅋ
  • lich 2010/10/07 17:09 #

    재밌는 포스팅이네요ㅎㅎ 저는 까망베르치즈랑 블루치즈를 엄청좋아합니다^^;;
  • 곧은머리결 2010/10/07 17:14 #

    저두요~!
    이왕 치즈일 거면 진한 치즈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ㅂ'
    근데 블루치즈는 잘 구하기가 어려워서 안타까워요 꺼이꺼이
  • 카이º 2010/10/07 17:33 #

    고르곤졸라도 블루치즈의 일종이죠 ㅎㅎ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블루치즈가 고르곤졸라가 가장 많고 유명해서 따로 아시는걸까요..
    저 블루치즈드레싱에도 아마 고르곤졸라가 들어갈겝니다
  • 필카의추억 2010/10/08 00:21 #

    고르곤졸라는 딱딱해서 드레싱보다는 대패로 밀어서 피자위에 녹이는 걸로 사용하는것 같고 보통 Stilton 많이 사용하는것 같더라구요... 갑자기 고르곤졸라가 땡기네요^^
  • highseek 2010/10/07 17:33 #

    치즈전문점들이 좀 많았으면 좋겠어요..
  • asianote 2010/10/07 17:36 #

    한국의 김치가 있다면 서양은 치즈가 있다로군요!
  • NoLife 2010/10/07 18:41 #

    그리고 김치와 치즈가 만나면 놀라운 궁합을 보여주죠.
  • 정군 2010/10/07 18:24 #

    브리 치즈! 브리 치즈 맛있어요!! 브리----!!!!! 하지만 전 군대에 있어서 먹을 길이 없네요. OTL...
  • 필카의추억 2010/10/08 00:24 #

    이런 테러를... 갑자기 브리 급 땡김... 치즈의 완성도로 봤을때 브리만한게 없는듯 합니다. 국내에도 브리는 President등 왠만한 퀄리티 이상인것들 들어와 있구요...
  • 곧은머리결 2010/10/08 11:44 #

    브리 치즈는 뭔가요 0_0
    검색하러 갑니다 ㅋㅋ
  • 액시움 2010/10/07 18:25 #

    저도 치즈 아주 좋아하는데 치즈란 게 항상 가격 대비 양이 너무 적어서 어린 시절에 얼마 먹지 못했습니다. ㅜㅜ

    게다가 덩어리 치즈. ㅜㅜ 그게 그토록 먹고 싶었는데(지금도), 아직 한 번도 입에 대본 적이 없다지요. ㅜㅜ
  • 곧은머리결 2010/10/08 11:45 #

    외국 나가시면 꼭 한번 드셔보세요..
    물론 같이 간 일행이 극구 반대하면 소심하게 혼자 드셔야겠지만 ㅠㅠ
  • 나비 2010/10/07 18:38 #

    저도 치즈를 좋아한답니다 +_+
    비싼 가격 때문에 좀 부담스러웠는데 한-EU FTA로 어느 정도 가격이 좀 내려가길 기대하는데 15년에 걸쳐서 내려간다고 하더라구요 -.-

    지금도 간식으로 체다치즈 슬라이드를 챱챱-
    개인적으로 까망베르 치즈를 좋아한답니다 ㅎ
  • 곧은머리결 2010/10/08 11:46 #

    15년에 걸쳐 내려가다가 물가상승을 업고 다시 올라갈거 같네요 OTL..
  • 이안 2010/10/07 19:09 #

    고다치즈 좋아해요.빵에다 썩썩 뭉개서 먹으면 코알랄라~하지만 칼로리는 책임질 수 없긔...
    제작년에 고다치즈 세일할때 1주일에 한통씩 먹어제끼며 체중이 늘었다능...ㅠㅠ
  • 닥슈나이더 2010/10/07 20:11 #

    80년대 초반에 이미 양품점(아~ 오랜만에 써본다.. 양품점..)에서는
    수입산 슬라이스 치즈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공수해오는것보다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게 많았고...
    또한 덩어리 치즈보다 포장되어져 있는 치즈가 많았습니다...^^;;
  • 시그마 2010/10/07 21:21 #

    치즈 한때 무지 좋아했었읍니다..슬라이스 치즈도 먹어봤고 조각 치즈도 먹어봤죠...
  • 씽고님 2010/10/07 22:11 #

    저를 비롯한, 생우유만 먹으면 장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는 치즈가 정말 필요한 경우죠...
    쉽게 말하면 우유를 압축해 놓았기에 적은 양을 먹어도 우유를 많이 마신 것처럼 되니까요
    빵이나 요리에 섞어 먹으면 똑같이 우유를 마신 게 되니 우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좋고요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경우엔 정말 믿고 마셔도 됩니다. 즉, 유제품들도 마찬가지라 이거지요
  • 얼룩말 2010/10/07 23:31 #

    고르곤졸라도, 브리도, 까망베르도 너무 좋아요.... 모차렐라도, 크림치즈도 좋아하는데...
    브리를 크래커에 올려서... 혼자서 와인 홀짝.... 캬~
    (분위기 잡고는... 아니고... 폐인모드로.... 누워서 노트북 끌어안고... 만화 보면서??)

    요즘은... 코스트코에서 스트링 치즈 사다가 간식삼아 까먹고 있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80년대 초중반쯤) 치즈 느끼하다고 못먹는 사람 많았는데...
    (그때야 체다치즈가 주였지만... 근데 느끼한가??)
    세월이 변하긴 변했나봐요...

    정말... 외국의 다양한 치즈들이 많이 들어오면 좋겠네요...
  • 飛流 2010/10/08 00:08 #

    아악, 아악 테러범이 여기 계시다...!! ㅠㅠ
    으윽, 치즈 좋아하는 또 한사람으로 공감하는 포스팅입니다.

    하악, 치즈에 와인이 땡기는...ㅜ,.ㅡ
  • 필카의추억 2010/10/08 00:18 #

    아 갑자기 치즈가 땡기는군요... 블루치즈로 알려진 Blue Stilton은 샐러드 드레싱보다는 생선 삶은거에 얹어 먹을때 더 맛있어요^^ 유럽에 비하여 국내에선 치즈의 선택폭이 넘 좁죠... 이번 EU FTA와 함께 Feta나 Red Leicester, Gloucester 같은것들도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
  • 레이 2010/10/08 00:44 #

    며칠전 치즈 돈까스를 주문했더니 돈까스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얹혀준게 생각나네요.(...)
  • 싱클레어 2010/10/08 00:55 #

    유럽과 FTA체결했으니 축산낙농품이 들어오면서 가격하락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가격은 그대로 상품만 다양해질것 같네요ㅜㅜ근데 카망베르치즈의 저 하얀것은 탈지분인가요, 곰팡이인가요? 볼때마다 미심쩍지만 일단 먹고 봅니다-ㅁ-;
  • 리리안 2010/10/08 02:07 #

    스위스 갔을 때 먹은 퐁듀는 정말 너무 맛있던데요? 한국 와서 찾아보니 다 없어졌다는...
  • 곧은머리결 2010/10/08 11:47 #

    반짝 인기였죠..
    양적고.. 비싸서 후..
  • 근로청년 2010/10/08 06:39 #

    공감합니다.
    그러고보니 치즈 맛도 많이 바뀌었어요.
    옛날 서울우유 치즈는 정말 퍽퍽한 식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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